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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에서 일할 때
손이 너무 시려워서
손가락 장갑을 샀다.

손가락 한마디 정도가 드러나는 장갑인데,
시장에서나 볼 법한 이 재미나고 우스꽝스런 장갑을
발견하곤 옳다커니 했다.

겨울이 되면 낡은 집이 안쓰럽고
나 또한 얼음굴에 든 것만 같아
어여 돈 벌어서 이사 가야지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.
온기를 가진 것들이 그리워진다.

그러나 또 꽃피는 봄이 오면
담을 넘어 오는 매화 가지며, 목련에 흠뻑 빠져
이사도, 겨울도 잊고 말지만,

요즘은 좀 더 나은 내가 되려고
애를 쓰는데,
나는 늘 나인채로 붙박혀 있다.

그래서 밑도 끝도 없는 원망이 잠깐씩 스쳐간다.

당신이 나를 여기에 심어 놓고 갔나,
무슨 연유였나,
그래, 그럼 나는 여기에서 꽃 피울거야.



2010/ 01/ 20
Posted by 낙엽